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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 전통시장, 오래된 거리 여행

by mydiary27 2025. 7. 25.

기억 속 풍경이 되기 전, 지금 떠나야 할 여행지들

오늘은 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 '전통시장, 오래된 거리 여행'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 전통시장, 오래된 거리 여행
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 전통시장, 오래된 거리 여행

왜 우리는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가는가

여행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휴식을 취하거나, 누군가와의 추억을 쌓기 위해 떠나기도 하죠.
하지만 가끔은,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장소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층 아파트와 대형 마트, 스마트한 도시계획이 덮고 지나간 자리엔
한때 누군가의 일상이었던 오래된 시장, 골목, 건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곳은 전국 곳곳, 세계 구석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그런 장소들.
그곳은 화려하진 않지만, 세월의 향기와 사람 냄새로 가득한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개발, 도시정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곧 사라질 수도 있는 전통시장과 오래된 거리들을 소개합니다.

‘기록하고 싶은 여행’이란 표현이 이만큼 어울리는 주제도 없을지 모릅니다.

 

국내에서 만나는 마지막 골목의 풍경

● 서울 중림동 골목 – 고요한 시간의 틈
서울역 뒷편, 서소문과 충정로 사이에 있는 중림동은
오래된 저층 주택들과 인쇄소 골목, 오래된 분식집이 자리한 서울의 몇 안 되는 ‘시간이 정지된 공간’입니다.
하늘엔 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있지만, 중림동 골목 안에 들어서면
서울의 80~90년대를 압축해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지금,
그곳에서 마주하는 철제 셔터, 붉은 벽돌 담, 그리고 담벼락에 얽힌 잡초들은
‘도시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여행 팁: 중림창고, 손칼국수집, 철길 위를 따라 걷는 인쇄골목 등

 

● 전주 진북동 중앙시장 – 사라진 시간의 시장
전주는 한옥마을로 유명하지만,
그 바로 뒤편 진북동 골목에 숨어 있는 중앙시장은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삶과 기억을 더 깊게 간직한 공간입니다.
좁은 골목 사이사이 작은 포목점, 이발소, 튀김집들이 이어지며
‘진짜 시장’이란 게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노후화와 방문객 감소로 점점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풍경들이 많습니다.
상인들의 말소리, 튀김기름 소리, 자주색 양은 쟁반이 있는 풍경은
그 어떤 관광명소보다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여행 팁: 진북시장 튀김집 ‘시장옛날맛’, 한옥마을에서 걸어서 15분

 

● 부산 범일동 – 산업과 사람의 흔적
부산은 개발과 변화의 도시이지만,
범일동 철도 관사촌, 조방앞 거리 일대는 여전히 옛 부산의 흔적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철공소, 부품상가, 오래된 중고 전자 가게들, 땜장이들이 앉아있는 골목은
산업화 시대 부산의 맥박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이곳 역시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현재의 모습을 오래 볼 수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거칠지만 진한, 오래된 도시의 힘이 느껴지는 이곳에서
카메라보다는 눈과 마음으로 풍경을 담아보길 추천합니다.

 

해외에서 만나는 '소멸 직전의 풍경'들

● 이탈리아 팔레르모 – 시칠리아의 혼돈 속 전통시장

팔레르모의 발라로 시장(Ballarò Market)은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낡고 원초적인 시장입니다.
건강한 혼돈, 투박한 상인들, 소리를 질러가며 호객하는 풍경,
그리고 좁은 골목에 눅눅하게 매달린 채소와 생선의 향기.
이곳은 ‘쇼핑’이 아닌 ‘경험’을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유럽 전역이 겪는 관광 중심 도시화의 영향으로
이런 시장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현지 청년들조차 이곳을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단지 구경꾼이 아니라
한 시대의 기록자가 되는 셈이기도 합니다.

☞ 여행 팁: 발라로 시장은 오전 방문이 가장 생생하며, 이탈리아어 숫자 몇 개는 미리 외워두면 흥정에 유용합니다.

 

● 일본 교토 후루이마치 – 사라지는 상점가
교토는 전통의 도시이지만,
그 안에서도 후루이마치(古い町)의 오래된 상점가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라마 근처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형 거리들은
지역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후계자 없이 점점 문을 닫고 있는 중입니다.

교토의 한적한 외곽 마을에서 마주하는 오래된 찻집,
종이로 만든 등불 아래 앉아 마시는 차 한 잔은
단지 일본의 ‘관광’을 넘어서 일본인의 삶 한 조각을 들여다보는 경험이 됩니다.

 

● 모로코 페즈 – 사라지는 수공예 거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모로코의 페즈 구시가지는
천 년의 시간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이곳의 가죽 염색장, 구리 공예 거리, 수제비누 가게들은
관광객들에게 인기이지만,
젊은 세대의 이탈과 대량생산의 침투로 점점 수공예 전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지 ‘전통’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지금도 생계를 위해 손으로 삶을 짓는 사람들이 있는 거리.
그들의 하루를 구경하기보단 함께 호흡하고 기억하는 여행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마무리: 여행은 기억의 기록이다
화려하고 편리한 여행지도 좋지만,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장소들을 일부러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기록이 됩니다.
사진을 찍고, 냄새를 맡고, 이야기를 나누고,
마침내 그 장면을 마음속에 저장하는 것.
그게 바로 ‘기억으로 남는 여행’ 아닐까요?

이 글에 소개된 곳들은 언젠가 ‘여기, 이런 곳이 있었지’로만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떠나 보세요.
기억으로도, 기록으로도 남길 수 있을 때.